조국 조국혁신당 대표

‘조국혁신당’의 지속가능성을 묻다

[한겨레S] 커버스토리 조국혁신당의 미래
정권 심판 표심 결집해 호남 득표 1위…검찰개혁 의제 부활 성과
교섭단체 물 건너가고 12석 한계 뚜렷…“민생정책 취약” 평가도
‘사법 리스크’ 조 대표 “실천으로 보여주겠다, 대중정당 나아갈 것”

기자신승근
  • 수정 2024-05-11 12:56
지난 7일 서울 여의도 국회 잔디밭에 선 조국혁신당 국회의원 당선자들. 서왕진(맨 뒷줄 왼쪽부터), 김준형, 차규근, 신장식(둘째 줄 왼쪽부터), 박은정, 강경숙, 황운하, 김선민(앞줄 왼쪽부터), 김재원, 조국, 정춘생 당선자. 이해민 당선자는 방송 일정 때문에 함께하지 못했다. 이정용 선임기자 lee312@hani.co.kr
지난 7일 서울 여의도 국회 잔디밭에 선 조국혁신당 국회의원 당선자들. 서왕진(맨 뒷줄 왼쪽부터), 김준형, 차규근, 신장식(둘째 줄 왼쪽부터), 박은정, 강경숙, 황운하, 김선민(앞줄 왼쪽부터), 김재원, 조국, 정춘생 당선자. 이해민 당선자는 방송 일정 때문에 함께하지 못했다. 이정용 선임기자 lee312@hani.co.kr

“3년은 너무 길다”며 ‘검찰 독재 정권 종식’을 전면화하고 개혁의 쇄빙선을 자임한 조국혁신당은 22대 총선의 실질적 승자다. 조국 대표 말처럼 “여의도 문법을 벗어난 창당”으로 시작한 총선에서 조국혁신당이 보여준 성과는 질풍노도·파죽지세라는 표현이 맞춤하다. 조국혁신당은 지난 2월13일 창당을 선언할 때 “야권 승리에 도움이 되지 않으니 자중을 강력하게 요청한다”(박홍근 민주개혁진보연합 추진단장)는 범야권의 견제와 ‘범법자 정당’이란 비아냥에도 4·10 총선에서 24.25% 정당 득표율을 기록했다. 687만4278표를 얻어 의석 12석을 확보하며 원내 제3당으로 우뚝 섰다.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 두 거대 정당의 정치 독점 폐해를 극복하겠다며 두 정당에서 분화한 개혁신당(102만5775표·3석), 새로운미래(48만3828표·1석)를 압도했다. 진보 집권의 꿈을 실현하겠다며 거대 기득권 정당에 맞선 민주노동당이 2004년 17대 총선에서 이룬 10석 돌풍을 넘어선 성적표다.

높아진 정치적 위상

조국혁신당은 진보정당의 원내 진출과 표의 등가성 확대를 위해 도입한 연동형 비례대표제 선거법의 수혜자이기도 하다. 2019년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을 주도한 정의당이 원외 정당으로 전락하고, 당시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 위원장으로 선거법 개정에 가장 적극적이던 심상정 의원은 진보 정치의 꿈을 접고 정계 은퇴를 선언한 22대 총선에서 불완전한 선거법의 틈새를 파고든 비례정당 조국혁신당이 제3당의 지위를 확보한 것은 아이러니다.

조국혁신당의 득표 내용도 주목할 만하다. 광주·전남·전북에서 각각 47.72%, 43.97%, 45.53%를 얻어 같은 지역에서 36.26%, 39.88%, 37.63%를 얻은 민주당의 위성정당 더불어민주연합을 제치고 1위를 기록했다. 광주에선 더불어민주연합을 10%포인트 넘게 앞섰다. 사실상 민주당을 제치고 ‘호남 대표 정당’의 위상을 확보한 셈이다. 2016년 20대 총선에서 안철수 의원의 국민의당이 호남에서 선전하며 38석을 얻은 것에 견줄 만한 성과다.

민주연구원 부원장을 지낸 최병천 신성장경제연구소 소장은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윤석열 대통령과 이재명 민주당 대표라는 비호감 캐릭터의 경쟁에서 조국 대표가 반사이익을 얻은 측면이 있다”면서도 “‘3년은 길다, 검찰 독재 조기 종식’을 슬로건으로 정권 심판론을 불 지피고, 이른바 ‘비조지민’ 전술로 이재명과 조국 연합군의 총선 승리를 이뤄냈다”고 분석했다. 실제 조국혁신당은 윤석열 정부의 퇴행에 분노하면서도 ‘공천 파동’으로 비판받은 이재명 대표의 민주당에 선뜻 마음을 열지 못한 이들에게 ‘비조지민’(비례는 조국혁신당, 지역구는 민주당)이라는 선택지를 제공하면서 윤석열 정부 심판을 열망하는 유권자를 투표소로 끌어내는 데 기여했다. ‘이·조(이재명과 조국) 심판론’을 내건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에 맞서 ‘한동훈 특검법 1호 법안 발의’, ‘수사권·기소권 완전분리와 중대범죄수사청 신설’ 등을 공약하면서 검찰 개혁 의제를 다시 살려낸 것도 성과로 꼽힌다.

총선 뒤 조국 대표와 조국혁신당의 정치적 위상도 높아졌다. 지난달 19일 발표한 한국갤럽 여론조사에서 조 대표는 ‘향후 의정활동 기대되는 당선자’ 조사에서 12%로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8%),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5%)를 앞질렀다. 조 대표는 ‘장래 정치 지도자 선호도’ 조사에서도 이재명(24%), 한동훈(15%)에 이어 3위(7%)를 차지했다.

조국 “윤 정권 균열 내기 위해 싸울 것”

그러나 조국혁신당의 앞날이 장밋빛만은 아니다. 총선 뒤 한달, 조국혁신당의 정치적 역할을 두고 평가가 엇갈린다. 김보협 조국혁신당 대변인은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총선 선거운동 기간엔 비례 정당의 한계와 각종 선거운동 제약 때문에 잊힐 수 있다는 공포가 있었고, 22대 국회 개원 전까지는 교섭단체 중심으로 이슈가 흐르면서 지지율 하락 등을 우려했는데 각종 여론조사에서 지지율은 13~15%를 유지하고 있다. 조국혁신당 당선자 12명이 ‘일당백’의 자세로 힘겹게 노력한 결과로 보람을 느낀다”고 했다. 총선 다음날 대검찰청을 찾아 “김건희 여사 수사”를 촉구하는 등 검찰 개혁 이슈를 계속 선점하고, 회기 중 골프 금지와 비즈니스석 탑승 금지 등 조 대표가 밝힌 ‘조국혁신당 의원 십계명’과 윤석열 대통령에게 음주 자제와 김건희 여사 인맥 정리 등 10개 항을 제시하는 등 의미 있는 논쟁의 중심에 서 있다는 것이다.

반론도 있다. 차재원 부산가톨릭대학교 특임교수(정치평론가)는 “총선 뒤 지난 한달은 조국혁신당 스스로 정치적 입지를 만들어낼 수 없는 현실적 한계가 드러났다. 한국 정치에서 제3당의 포지션은 거대 양당 가운데 어느 한쪽에 치우치는 모습을 보일 수밖에 없는데 조국혁신당의 요구나 주장은 민주당과 색깔이 거의 같았다. 아직 22대 국회가 개원하지 않은 탓에 조국혁신당은 스피커의 한계도 있을 수밖에 없지만 김건희 여사 특검법, 채 상병 특검법 등에 민주당이 더 선명하게 나서면서 조국혁신당은 자기 몫을 찾지 못했다”고 평가했다.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가 지난 3월6일 서울 동작구 아트나인에서 열린 인재 영입식에서 김선민 전 건강보험심사평가원장(왼쪽), 김준형 전 국립외교원장(오른쪽)과 함께 질의에 답하고 있다. 강창광 선임기자 chang@hani.co.kr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가 지난 3월6일 서울 동작구 아트나인에서 열린 인재 영입식에서 김선민 전 건강보험심사평가원장(왼쪽), 김준형 전 국립외교원장(오른쪽)과 함께 질의에 답하고 있다. 

강창광 선임기자 cha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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